(도입)

‘인류의 길’ 기도문이 담긴 소책자는, 알베리오네 신부가 1947년 성탄이 임박했을 때 바오로 가족의 모든 회원에게 ‘성탄선물’로 주신 것이다.
이것은 ‘십자가의 길’을 본떠서 만든 기도이다. ‘십자가의 길’에는 구세주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묵상만 있는 데 비해, 알베리오네 신부가 제시한 ‘인류의 길’ 기도는 우주적 차원을 담고 있다. 인간의 운명, 즉 그의 ‘길’은 창조와 자연 계시에서 시작하여 성서의 초자연적 계시를 거쳐, 그리스도의 강생으로 그 절정을 이루고 다시 교회의 생활로 이어지며, 그리스도의 재림과 영원한 생명으로 끝맺는다.
이것은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길 진리 생명이신 스승 예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신학적 제시가 담겨 있는 기도이다. ‘인류의 길’ 기도는 30처로 되어 있는데, 각 처는 신학적 명제(진리)와, 그 명제를 구체적 삶 안에 동화하기 위한 하나의 청원(길)과 하나의 기도(생명)가 있다.
각 처마다 성체조배와 개인묵상 때에 이용하기 쉽도록 해당되는 성서구절을 참고로 덧붙였다.

p. 285

인류의 길119

마리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이 기도는 성체방문 때, 특히 매달 첫째 주일에 이용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시작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마침이신 하느님께로 돌아가며, 하느님의 영광과 인간의 행복을 위하여 창조되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가 세우신 교회 안에서 확실한 길이신 그분께로 인간을 인도하신다. 우리는 길 진리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양자가 되었고, 그분의 자녀로서 상속을 받게 되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를 통해 보이는 교회 안에서 현세와 영원에서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모든 자녀는 하느님 아버지의 집에 머물기를 기다리고 있다. 각자는 마리아를 통하여 길이신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사랑과 사도직 정신으로 길이신 그리스도를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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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인류의 길’ 기도가 만들어진 당대의 신학사조는 오늘의 신학동향과 상당히 다르므로 이 기도를 바칠 때, 더러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구원역사를 꿰뚫는 설립자의 신학적 영성적 통찰의 심오함이 담겨 있고, 우주적인 차원의 구원과 보편적인 인간의 운명의 중심에 길 진리 생명이신 스승 그리스도가 자리잡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카리스마적인 요소가 강하게 담겨 있는 이 기도를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바칠 때 설립자가 가르쳐 준 교회에 대한 충실성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p. 286